Stratford upon Avon · 2002.05.23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 1

런던의 민박에서 많은 여행자들과 만나고 금방 친해졌다. 이곳에 사는것은 어떤지, 다른 사람들의 여행은 어땠는지, 생소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나와는 반대로 유럽 대륙을 다 돌고 마지막으로 런던에 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도착한지 하루만에 런던을 떠나야 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내가 영국에 도착할 날짜만 알려준 중고등학교 친구 송지영이 연락도 안되는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아는것은 그가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호텔의 이름 뿐이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어린시절 친구를 만나기위해 나는 무작정 셰익스피어의 고향이라는 영국 중서부의 소도시로 향했다.

그 친구는 스위스의 호텔학교를 다니던 중 한학기동안 스트랫퍼드 근교의 고풍스러운 골프 리조트 호텔에서 인턴쉽을 하고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이메일로 그에게 대략 언제쯤 갈 것 같다는 언질만 주고는 더이상의 연락은 하지 못했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들의 손바닥 안에 초고속 인터넷이 있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행중에 연락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기차를 타고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 역에 내려서 관광안내소를 찾았다. 지도라도 한장 있어야 목적지를 찾을수 있었기에 들어간 그곳에서 직원이 알려준 방향대로 일단 걷기 시작했다. 내가 두달간 살아남기 위해 준비한 모든 여장이 든 배낭을 메고 걷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생소한 대중교통에 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했다. 날씨는 완벽했다. 아직 왼쪽차선으로 차가 다니는 영국이 익숙하지 않아 길을 건널때 몇번 실수도 했다. 어린 학생들로 가득했던 시내의 햄버거 집에서 허기를 때우고 다시 길을 떠났다. 그렇게 아름다운 도시는 분명 생후 처음이었다. 교외의 길가에서 평화롭게 세차를 하던 한 남자에게 길을 물어 방향을 확인했다. 아름다운 동네와 어울리는 아주 친절한 사람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아름다웠다.

시원한 바람과 경치를 즐기며 얼마간 걷자, 놀랍게도 그 호텔의 표지판이 보였다. 그냥 호텔이라기 보다는 골프 필드가 딸린 고급 리조트 같았다. 고풍스러운 호텔 건물의 1층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수트를 입은 매니저가 친절하게 말을 걸었다. 내 친구의 이름을 대니 그는 아마 지금 방에 있을거라며, 테이블을 준비하고 있던 직원을 시켜서 기숙사까지 안내해 주었다. 심지어 그 동료 직원은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있었다. “헤이, 네 친구가 왔어!” 라는 외침을 들은 송지영은 반갑게 방문을 열고 뛰어나왔다.